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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질해. 찌질해.

2008. 10. 27. 21:35 from 숨, 고르기.
이 제목으로 글을 쓸려고 버스를 타고 오는 내내 찌질해를 연발했다.

나는 원래. 어떤 일이든 그 모든 가능성을 예상한다.
언제나 최악의 시나리오를 작성하고 그렇게 되었을 때를 가장하여 피할 길을 만들어 둔다.
내 모든 감각을 동원해서 벽에 부딪쳐 다치지 않을 거리를 항상 만들어 둔다는 얘기다.
어떻게 보면 이기적일 수도 있지만 난 그래왔다. 부정 할 수 없는 사실이다.
나는 언제나 모든 상황을 예상하고 그 상황에서 내가 다치지 않을 수 있도록 나를 배려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그래왔고 물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왜냐하면 이게 바로 나. 이니까.
어떤 상황에서도 그리고 어떤 자리에서도 찌질거리지 않는 나. 이니까.

그런데 뭐냐. 대체 이건 뭐냐.
다 예상 했었다. 다 알고 있었고 그러리란 확신도 나는 가지고 있었다.
대안도 물론 당연히 나는 세워놨고, 내가 어떻게 하면 되리라는 시뮬레이션도 마쳤다.

그런데 대체 뭐냐. 왜. 어디서 뭐가 잘못됐길래. 내가 어디서 실수를 저질렀길래
이런 상황이 돼버렸느냐고.
예상했던 상황이 왜 이제 와서 모르는 일이 돼버리는거냐.

왜 나는 뻔히 보이는 벽으로 달리고 있는건데
아직도 말이다.
도대체 왜.
젠장할,

한 번도 아프다는 생각은 안해봤다.
그렇게 많은 상처를 주고 받았음에도 나는 괜찮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다 괜찮아 질거라는 어른들의 말을 나는 완벽히 이해했다.
그렇게 생각했고, 틀린적도 없었다.
그 말은 항상 옳았고. 항상 괜찮았다.

내 이성은 버림 받았다.
그렇게 철썩같이 믿던 나. 에게서 말이다.
Posted by narapa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