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느낌.'에 해당되는 글 33건

  1. 2014.12.08 버틴다는 것
  2. 2014.05.29 관계 맺음과 환대와 예의바름 - 단속사회
  3. 2013.08.30
  4. 2013.07.14 열풍으로 읽는 하루키
  5. 2012.10.20 일종의 깨달음
  6. 2009.12.30 Walk like a man
  7. 2009.11.17 써로게이트
  8. 2009.10.18 세계의 끝 여자친구
  9. 2009.08.11 고민의 힘 1
  10. 2009.07.15 크레이지 뷰티풀

버틴다는 것

2014. 12. 8. 19:57 from 그런, 느낌.
무언가를 유지하고 흐트러지지 않도록 버틴다는 건, 여간 피곤한 일이 아니다.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그 프레임을 벗어나지 않으려는 노력은 더 그렇다.
내가 어떤 사람으로 비치고 있으며, 그건 결코 변할 수 없다는 강박.
때론 무엇보다 더 큰 동력이 되고 정체를 지키기 위한 기준점이 되지만
때론 그것이 속박이되어 더 이상은 한 발자국도 나아갈 수 없게 만든다.

버티는 힘이 아니라 버티게 하는 힘이 있어야 한다고 믿어왔다.
그건 종교적 신념일 수도 있고, 개인적 윤리일 수도 있다.
인간의 사고라는게 발전없이 반복되는 것에 불과 하다면, 버티게 하는 힘은 고작 욕심에 불과 할 것이다.
나아가는 방향과 들어오는 방향을 구분할만한 능력이 우리에겐 없기 때문이다.
버티게 하는 힘은 분명 들어오늘 방향으로 결정된 압력일텐데 과연 그런지 언제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
의지의 문제에 대해 토론한 노인네들이 자유와 방종을 구분하지 못 했을리 없고, 육욕에 대해 고민하던 조상들이 이성과 영혼에 대해 고민하지 않았을리 없다.
답을 내리기에 그 힘은 너무나 투명하다.
이와중에도 분명히 말할 수 있는건 버티게 하는 힘이든 버티는 힘이든 결국 그 가운데엔 내가 있다는 것과 모든 결과는 내가 온 몸으로 맞이하게 된다는 극명한 사실이다.
결국 피곤한 일이다.
피곤하다.
그냥 놀고 먹음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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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하고 안 하고는 곧 '관계 맺음'을 전제한다. 

말을 함으로써 우리는 관계를 맺고, 말을 하지 않는 것을 통해 관계를 차단한다.

어느 공간에서는 결코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스스로를 외부세계로부터 차단하지만 또다른 공간에서는 끝도 없이 주절거리고 징징거린다.

우리는 누구와는 과잉연결되어 끝도 없이 자신을 드러내고 상처를 호소하지만 누구와는 완전히 차단되어 있다.

이렇게 차단된 시공간에서는 표정 하나에 이르기까지 단단히 옷깃을 여미고 절대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다.
따라서 이제 우리가 물어야 하는 것은 상처를 말하는 방식, 즉 누구에게 말하고 어디에 자신의 고통을 호소하는가다.

아직 답해지지 않는 것은 '말하고 말하지 않는 것'에 대한 규칙과 그 규칙의 효과다.


- 71p.



환대와 예의바름은 비슷한 어감과는 달리 실제로 매우 다른 행동이다.

환대는 친한 사람을 적당히 대접해서 돌려보내는 것이 아니다.

환대는 낯선 이를 친구로  만드는 적극저인 과정이다.

환대하는 이는 낯선 이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그의 경험을 인생의 조언과 충고로 귀하게 여긴다.

반면 이 시대의 예의바름이란 낯선 이를 친구로 만드는 과정이 아니다. 

오히려 낯선 이가 내 삶에 다가서지 말고 낯선 이로 물러나 있을 것을 요구한다.

나 또한 남에게 관여하지 않고 거리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기에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다른 이의 삶에 조언과 충고를 보태는 것은 사생활을 침범하는 무례하고 공격적인 일로 여겨진다.

다른 의견을 제시하는 것 자체가 개인을 공격하는 예의 없는 행동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 77p.




단속사회

저자
엄기호 지음
출판사
창비 | 2014-03-17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를 통해 주목 받았던 엄기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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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사회와 더불어 일독을 권하게 되는 책이다. 

피로사회가 이 시대의 질병을 규명했다면, 단속사회는 처방전을 써준다. 

다시 관계다. 그리고 또 다시 주체다.

주체의 성장과정에서 우리가 주목할 것은 시대의 흐름이 아니라 주체의 주체성이다.

그리고 주체성의 지향점이다. 

주체의 확장과 사회의 환원 그 어디쯤, 우리가 가야할 곳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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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8. 30. 11:30 from 그런, 느낌.




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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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하지 않으면 안되는 무언가를 가지고 있는가.

죽음을 눈앞에 두고서도, 해야만 하는 일을 가져본 적이 있는가.


아니. 어떤 일을 가져본 적이 있는가, 라기보다는

그런 마음을 가져본 적이 있는가. 라고 해야 할 것 같다.


그럭저럭 사는 인생 말고.

무언가를 이루고자 자기 자신을, 온 존재를 내던지는 인생.


물음부호를 그냥 남겨두지 않고 그 끝을 찾아내고자 하는 마음.

그래야만 하는 이유를 어떤 언어로도 설명할 수 없다 할지라도.


논리적 비약이 아니라 논리에서 도약 할 준비가 되었는가.

그것이 참혹한 결과를 가져온다 할지라도.


난장이들에게 붙잡히기 전에.

이 응어리가 우리의 관계를 무너뜨리기 전에.

끝내 모든 색을 잃어버리기 전에.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저자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출판사
민음사 | 2013-07-01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돌아가야 할 곳에 돌아가기 위해, 되찾아야 할 것을 찾아내기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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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종의 깨달음

2012. 10. 20. 02:26 from 그런, 느낌.

그는 자신의 말이 너에게 닿을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와 너 사이에 있는 심연을 

그는 건널 수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어떤 신비로나마 한 번 쯤은 닿았을지도 모르는 

꿈속의 기억을 더듬어, 그렇게 노력했다.


그는 그 과정이 자신을 소설가로 만들었다고 고백했다.


그와 내가 다른 이유, 

아니,

내가 그 보다 한참이나 모자란 이유.



일종의 깨달음.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저자
김연수 지음
출판사
자음과모음 | 2012-08-27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심연을 건너가는 것!동인문학상, 황순원문학상...
가격비교글쓴이 평점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너를 생각하는 건 나의 일이었다" p 228.


"우리의 것이 될 수 없는 고통과 슬픔은 고통스럽지도 않고, 슬프지도 않다.

우리와 그 아이의 사이에는 심연이 있고, 

고통과 슬픔은 온전하게 그 심연을 건너오지 못했다.

심연을 건너와 우리에게 닿은건 불편함 뿐이었다.

우리는 그런 불편한 감정이 없어지기를 바랐다." p 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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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lk like a man

2009. 12. 30. 19:56 from 그런, 느낌.
 
 

 
 

Walk like a man

Bon Jovi 

He said sit down son, we've gotta talk
I said "it's my life, I'm gonna do what I want
I'm not gonna crawl, I'm gonna walk
Walk right out that door"
He said "I used to be a lot like you
There's nothing you've done that I didn't do"
I left and said "Dad I'm bulletproof
We've been through this before"
I couldn't believe it
There was a tear in my old man's eye
When I was leaving
He tried to say goodbye
He said stand tall when you stumble
Stay pround when you're humbled
The lessons you learn
Won't be the ones that you plan
And every step up that mountain
Will be more than worth countin'
And when you walk through the valley
May you walk like a man

And now I've seen a couple miles on a gravel road
Been taught a couple things that I didn't know
And yeah, I've even got a kid of my own
Starting to sound a lot like me
I learned a little thing called sacrifice
Givin' up on dreams, lost a couple fights
All anybody wants is a better life
And something to believe
Stand tall when you stumble
Stay pround when you're humbled
All the lessons you learn
Won't be the ones that you plan
Every step up that mountain
Will be more that worth countin'
When you walk through the valley 
May you walk like a man
I couldn't believe it
When the tears came to my eyes
It isn't easy
Standing on the other side
I said "Sit down son we gotta talk
Hey it's your life, you're gonna do what you want
I won't say crawl before you walk"
Cause I heard my old man in my mind sayin'
Stand tall when you stumble
Stay pround when you're humbled
All the lessons you learn
Won't be the ones that you plan
And every step up that mountain
Will be more that worth countin'
And when you walk through the valley
May you walk like a man
And when you go on without me
Walk, like a man
Walk 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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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로게이트

2009. 11. 17. 10:38 from 그런, 느낌.

써로게이트
감독 조나단 모스토우 (2009 / 미국)
출연 브루스 윌리스, 라다 미첼, 로저문드 파이크, 빙 라메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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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없다.
너를 위한 나만 존재할 뿐이다.
아니,
나를 위한 나는, 너를 위해 존재한다는 정당화의 결론이다.

죽지 않을 수만 있다면, 세상이 거짓이래도 좋다.
지금, 즐거울 수만 있다면, 나쯤은 없어도 나쁘지 않다.
나를 위해. 사실은 네가 아닌, 나를 위해.

나는 써로게이트다.
나는 내가 아니고, 나일 필요도 없다.
나는 나를 살 수 있고, 우리의 법은 그것이 나라고 증언한다.

인간의 허영은,
내게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순간.
끝 없이 자라난다.

나는 누구인가?
허영, 욕망 그리고 욕구의 주체.
주입된, 내가 아닌 너의 나.

자본주의는 이렇게 나를 규정한다.
허영과 욕망을 끝 없이 갈구하는,
비루한 노동자.

자기애의 부재는 이렇게 시작됐다.
그리고 더 이상, 나르시스트는 없다.
니들이 말하는 나르시시즘은, 
허영에 눈먼 노동자를 나락으로 전락시킨,
네 허영, 그 뿐이다.

본질이 상실된 시대,
살아서, 뭐하니?
재미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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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끝 여자친구

2009. 10. 18. 16:48 from 그런, 느낌.

세계의 끝 여자친구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김연수 (문학동네,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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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와 너의 이야기, 그리고, 그래서 우리의 이야기.
김연수의 글은 읽을 수록 화가난다.
참을 수 없을 깊은 이야기를 아무렇지 않게 꺼내 놓는 그의 문장들은 탄식섞인 한숨을 뱉게 만든다.

버려진 첫 문장들의 이야기.
어쩌면 그 문장들만 모아도 거대한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쓰고 지우고, 다시 쓰고 또 지우고.
수 많은 첫 문장들이 그렇게 깜빡인다.

김연수, 어떤 글이든 그 이름만 적혀 있다면, 그 글은 읽어봐야만 하는 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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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의 힘

2009. 8. 11. 14:40 from 그런, 느낌.

고민하는 힘
카테고리 인문
지은이 강상중 (사계절,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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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을 한다는 것, 그 것 자체로 우리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100년전 나쓰메 소세키와 막스 베버가 고민 했던 것은 이제 우리가 이어가야 할 의무이자 권리다.

청춘은 아름다우며, 그 아름다움은 고민을 통해 성장한다.
고민할 수 있다는 것은 청춘의 특권이자 명예이다.

"나는 누구인가?" 한번쯤 고민해보지 않은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내 고민하는 것을 그만두어야 한다.
왜냐하면 답이 안보이는 일을 두고 고민하는 것은 실용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보다 생산적이고 실용적인 고민은 '어떻게 하면 한푼이라도 더 많이 벌 수 있을까!?'이며
이런 생각을 하지 않고서는 살아 갈 수 없는 세상이 되어 버렸다.

나쓰메 소세키가 막스 베버가 우려 했던 세상을 이미 우리가 살아가고 있다.
자신을 고민하지 않는 세대.
자신을 고민하는 것은 철없는 행동으로 치부되어지는 시대.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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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이지 뷰티풀

2009. 7. 15. 14:44 from 그런, 느낌.
크레이지 뷰티풀
감독 존 스톡웰 (2001 / 미국)
출연 제이 헤르난데즈, 커스틴 던스트, 토미 드 라 크루즈, 커램 말리키-산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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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젊음. 상처. 위로. 꿈.


다른 이유는 없다.
먹고 먹히는 지저분한 어른들의 세계가 아닌,
순수한 젊음의 상처와 위로는 가장 10대다운, 그래서 더욱 인간다운 모습이다.


왜곡하지마라. 그들은 누구보다 순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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