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08.10.27 차마.
  2. 2008.10.21 주절거림.
  3. 2008.10.16 사랑, 그 아득함에 대하여. 3

차마.

2008. 10. 27. 04:12 from 숨, 고르기.
시간이 그냥 지나가는 꼴은 볼 수 없고, 그렇다고 뭔가를 하자니 피곤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특별히 뭔가를 열심히 하지도 않아.
그저 시간에 눈을 돌리고 시간을 잊으려고.
잔뜩 쌓아 놓고 길건너 불 구경 하듯 멍한 시선을 던지고서
나는 뭐라 자위하는 건지 모르겠다.

가을은 이렇게 타 들어 가는데 
나에겐 차가운 눈물만..
차마 올려다 보진 못해
고개 떨군 그 자리에
무릎을 꺽는다.

뭐냐. 대체 뭐냐.
왜 이러고 있니.
Posted by narapark :

주절거림.

2008. 10. 21. 00:23 from 숨, 고르기.

나는 사랑이라는 것, 그리고 연애라는 것에 대해서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외롭기 때문에 연애를 하게 되고 사랑을 하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고, 행복이라는 말이 내 입을 통해서 나오게 되는 경우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고 싶다는 얘기를 할 때나  나오는 말이었다. 물론, 그게 편협한 생각이고 부분만 생각하기 때문이라는 것 또한 알고 있었다. 나의 행복이라는 것은 오로지 나에게만 해당하는 말이기 때문이다. 그 누가 되었든 타인이란 존재는 성가시고 불편한 존재였던 것이다. 사실 지금도 그런 생각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즉, 당신이라는 사람 때문에 내가 새삼 외로움을 느끼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내 경험상 연애는 힘들었고, 아 물론 즐거웠다. 그 땐 나도 행복하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그 순간에 한해서 말이다. 오랜 연애가 끝나고 지날 날을 기억하면 힘겨운 싸움을 마친 기분이 들기도 한다. 추억 때문에 눈물을 흘리고 감상에 젖어서 슬픈 글 따위는 적지 못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 나는 그냥 즐거웠고, 힘들었다. 그리고 끝났을 때는 일종의 해방감을 느꼈다.
지금 내가 느끼는 감정을 말로 설명하기란 참 어렵다. 몇 번 본적도 없는 당신이 그립다면 그건 그 말자체로 오류를 드러내는 것일 텐데. 어쨌든 그리운건 사실이다. 당신과 함께 무언가를 한다면 참 즐겁겠다는 생각도든다. 그런데 문제는 내가 당신을 모른다는 것이다. 걱정이 너무 앞서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사람을 먼저 재고 있는건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나는 분명 좋은 느낌에는 그대로 따라가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사실 나는 두렵다. 당신과 내가 어떻게든 엮기게 된다면 당신이 내게 실망할 것과 그리고 내가 당신에게 실망할 것들, 그리고 그런 것 때문에 다시금 힘들다는 말을 하게 될까. 그게 겁난다. 당신과 함께라면 행복할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당신을 알고 싶지만 너무 깊이는 싫다. 어쩌면 딜레마일 수도 있다. 당신을 알아가고 싶다는 것은 사실 당신에 대해 모든걸 알 고싶다는 말이다. 그리고 그게 무엇이 되었든 나는 아마 이해할 것이다. 아니, 이해하려 노력할 것이다. 당신 또한 그렇게 해 주겠지. 그걸 의심하는 것은 아니다.

다른건 다 차치하고서라도.
지금 난 마음이 시린 느낌을 받고 있다. 그게 당신에게서인지. 아니면 가을을 타는 것뿐일지는 모르겠다. 아마 이 가을이 지나고나면 알 수 있겠지.. 그 때까지도 내 마음이 이렇다면 나는 아마 당신에게 손을 내밀 수도 있다. 확신하건데 그건 결코 계산적 접근이 아니라 내 마음에 가장 충실한 용기일 것이다. 사실 지금도 궁굼해서 미치겠다. 당장이라도 전화를 걸어 뭘 하고 있는지 오늘은 뭘 했는지, 어제는 그리고 그 전에는 그리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나에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우리라는 걸 혹시 생각해봤느냐.. 하고 묻고 싶다. 네 목소릴 듣고 싶다.

잠깐 스치듯 지나가버린 사람인데 마음이 쓰리다.
네 이름을 불러보지 못하는 내가 속상하다.

Posted by narapark :

내게 사랑이라는 말은 일종의 괴리감을 느끼게 한다.
잡지 못함에 대한 미련이거나
잡을 수 없음에 대한 집착이거나
어쩌면 이와는 전혀 다른 무언가의 결여감도 같은
내게 사랑이라는 말은 첫 만남처럼 낯설다.

다시, 사랑 할 수 있을까.
아니, 사랑 할 수 있을까.
자신감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게 무엇인지 모름에 따른 두려움.
나는 감히 말 할 수 없다.

가을의 깊이만큼 진한 커피를 타고
깜빡이는 커서를 바라보며
나는 아마, 너를 기억하는 것 같은데
너를 뭐라 불러야 할지
너를 어떻게 불러봐야 할지
나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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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아, 가을아.


                          narapark

하루가 다르게
하늘은 높아만지고
하루가 다르게
앞 산은 뜨거워 지는데

나는 너의
이름도 모르고
나는 너의
목소리도 모른다.

나는 이제
어떻게 해야할지
나는 이제
무엇을 해야할지.

가을아,
겨울이 오기전에
한 마디만 전해 주련
이름 한 번 부를 수 있게..

Posted by narapa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