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3.08.27 어떻게든 쓰자_004
  2. 2012.10.23 읽고 싶다.
  3. 2012.10.20 그래서 그랬다.





아주 먼 풍경을 바라보듯 삶을 관조하고 싶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확실한건 그 만큼 나는 내 삶에서 벗어나 있었다는 것.  관조란 말은 참 멋있다. 어떻든 나는 모든 것을, 아니 적어도 내 삶에 관여된 것들 만큼은 충분히 조절하고 있다고 믿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나는 그렇게 믿을 수 있는 어휘들을 찾아 벽을 쌓고 자위했다. 흘러가는 시간은 어떻든 내 것이었고 텅 빈 마음도 어떻든 내 것이었다. 부정 할 수 없다. 의미를 새겨 넣는 일 따위 아무렴 어떤가 싶다가도 이내 흘러가버린, 텅 비어버린 시선을 마주할 때면 참 재미없구나 하고 슬퍼지기도 한다.

무언가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을 때의 허탈함도 잠시, 어느샌가 나는 다시 무언가 되기를, 되어지기를 바란 건 아니었을까. 내가 서 있을 장소에, 정확히 그 자리에 서 있으려면 나는 무엇을 해야만 할까. 방법을 찾지 못 했다는 말로 다시금 얼굴을 가리려 하는 것일까. 어떻게든 써야겠다고 생각한다. 어떻게든 무엇이든 써서 읽고 다시 읽어 누구에게든 보일 수 있는 자신감을 키워야겠다고 생각한다. 결국 내보내지 않으면 아무것도 되지 못한다. 결국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되어지지 않는다. 

모든 벽에는 문이 있기 마련이다. 자물쇠가 채워져 있든 아니든 문 없는 벽은 너무 슬프다. 하지만 문은 열지 않는한 벽과 다르지 않다. 벽은 넘어설 수 없는 것이며 넘어서지 말라는 경고다. 그러므로 문은 벽을 용서하는 수단. 이제는 조금이나마 쓸모 있는 어휘들로 손잡이를 만들어야겠다. 흘러가는 삶이 지루하다 말하기 전에 내 이름을 새겨 넣어야 겠다. 


Posted by narapark :

읽고 싶다.

2012. 10. 23. 05:06 from 거기, 당신.




읽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 안에 어떤 생각들이 들어있는지.

어떤 말들이 들어 있는지.


주름진 인상 너머 당신은 

무엇을 생각하고 바라고


혹, 어떤 것들을 

발 밑으로 감추고 싶어하는지.


읽고 싶다.

Posted by narapark :

그래서 그랬다.

2012. 10. 20. 02:37 from 거기, 당신.




문, 이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누군가의 기억 속 어딘가엔.


그래서 그랬다.

기억이란 어떻든 빛바랬을 테니까.


하지만 결코 지워지지는 않을 것이다.

시간의 때가 쌓여 바랬을뿐.


그 기억을 기억하는 기억.



Posted by narapa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