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해당되는 글 5건

  1. 2013.08.27 어떻게든 쓰자_004
  2. 2013.07.15 정돈,
  3. 2009.01.05 며칠째. 6
  4. 2008.12.29 오늘 하루. 4
  5. 2008.10.10 도쿄.소라 (Tokyo.Sora, 2002)





아주 먼 풍경을 바라보듯 삶을 관조하고 싶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확실한건 그 만큼 나는 내 삶에서 벗어나 있었다는 것.  관조란 말은 참 멋있다. 어떻든 나는 모든 것을, 아니 적어도 내 삶에 관여된 것들 만큼은 충분히 조절하고 있다고 믿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나는 그렇게 믿을 수 있는 어휘들을 찾아 벽을 쌓고 자위했다. 흘러가는 시간은 어떻든 내 것이었고 텅 빈 마음도 어떻든 내 것이었다. 부정 할 수 없다. 의미를 새겨 넣는 일 따위 아무렴 어떤가 싶다가도 이내 흘러가버린, 텅 비어버린 시선을 마주할 때면 참 재미없구나 하고 슬퍼지기도 한다.

무언가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을 때의 허탈함도 잠시, 어느샌가 나는 다시 무언가 되기를, 되어지기를 바란 건 아니었을까. 내가 서 있을 장소에, 정확히 그 자리에 서 있으려면 나는 무엇을 해야만 할까. 방법을 찾지 못 했다는 말로 다시금 얼굴을 가리려 하는 것일까. 어떻게든 써야겠다고 생각한다. 어떻게든 무엇이든 써서 읽고 다시 읽어 누구에게든 보일 수 있는 자신감을 키워야겠다고 생각한다. 결국 내보내지 않으면 아무것도 되지 못한다. 결국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되어지지 않는다. 

모든 벽에는 문이 있기 마련이다. 자물쇠가 채워져 있든 아니든 문 없는 벽은 너무 슬프다. 하지만 문은 열지 않는한 벽과 다르지 않다. 벽은 넘어설 수 없는 것이며 넘어서지 말라는 경고다. 그러므로 문은 벽을 용서하는 수단. 이제는 조금이나마 쓸모 있는 어휘들로 손잡이를 만들어야겠다. 흘러가는 삶이 지루하다 말하기 전에 내 이름을 새겨 넣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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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돈,

2013. 7. 15. 23:59 from 숨, 고르기.

삶을 정돈 하고자 한다.

그 동안 너무나 무심하게 내팽겨 뒀던 몸뚱아리는 물론

내 주변에 나뒹구는 작은 물건들도 마찬가지로.

이제라도, 라는 느낌이긴 하지만 정돈 하고자 한다.


흘러가는 생각을 애써 부여 잡고 억지로 방향을 트는 짓은 이제 그만 두려 한다.

정신이 가는 곳에 몸이 간다고 철썩 같이 믿었던 나를 반성하고자 한다.

많은 것을 하려기보다는 눈앞에 작은 움직임에 집중하고자 한다.

고작 하룻 동안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그런 것들 뿐이니까.


여전한 마음가짐으로 아주 조금 비틀어 볼 요량이다.

특별한 것을 기대하려는 마음이 이미 한 켠에 똬리를 틀었지만

가만 두면 알아서 뭉개져 버릴 것이다.

욕심을 버리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기대에 미치지 못 해도. 오늘 하루 살았다는 것에 감사하기로 했다.

너무 멀리 와버린 것 같은 기분에 몇 번씩 눈쌀도 찌푸려 지긴 하지만

지금이라도, 괜찮을 거라 생각한다.


조금은 멀리 있는 것을 보고 진행하고자 한다.

당면한 일을 처리 하느라 나를 놓치지 않기 위해.


그러다 보면 분명. 지금 보단 정돈된 삶을 살 수 있겠지.


Posted by narapark :

며칠째.

2009. 1. 5. 14:00 from 숨, 고르기.
    소화가 잘 안 된다. 음식을 급하게 먹는 편도 아니거니와, 많이 먹는 편도 아니다. 많이 먹어봐야 화장실만 자주 갈 뿐 몸무게의 변화도 거의 없는 체질이라 항상 적당히 먹는다. 그런데 왜인지 얼마전부터 소화가 잘 안 되기 시작했다. 딱히 신경쓰는 일도 없는 것 같은데, 스트레스를 받으면 잠은 고사하고 음식은 아얘 손도 못대는 누구와는 다르게 가끔 이럴때면 당황스럽다. 

    사실 걱정되는 일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소화가 힘들 정도로 걱정하고 있다곤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만약 스트레스성 소화불량이라면 그 일밖에는 달리 생각 할 수 있는게 없다. 

    학교, 이제 남은 3학기.. 생각해보니 한 번에 2학기 이상 다녀본 적이 없다. 아, 2학기 그러니까 최대 등록기간이 1년이었다. 남은 3학기는 쉬지 않고 다녀야 하는데 새삼 처음 있는 일이라 왠지모르게 부담스럽기도 하다. 남들보다 늦은 졸업이 되겠지만, 졸업 후에는 남들보다 앞서고 싶은게 솔직한 심정이다. 걱정거리라고 한다면 이런 부분은 아니다. 조금 더 근본적인 문제랄까, 복학의 가능성이 떨어지고 있다. 그냥 차라리 다 접고 일을 해볼까도 싶지만 지금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해봐야 어설픈 계약직이거나 일용직.. 결국 몸으로 먹고 살아야 한다. 그런 일이 가치 없다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아르바이트도 고작 6개월이 한계인 나에게 그건 무리다. 남보기에 번듯한 직업을 원하는 것도 아니다. 그런걸 원했으면 벌써 장사를 시작했을테다. 물론, 돈을 목적으로 살 생각이었으면 두 말 할 필요도 없다.

    나는 그저 내가 하고 싶다 생각하는 이 공부를 계속 하고 싶을 뿐이다. 그게 무엇보다 힘든 일이라건 알고 있다. 공부를 해서 돈을 벌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된건 얼마되지 않았다. 글을 쓰고 성과를 내서 돈을 번다. 아직은 너무 꿈 같은 이야기일 뿐이지만, 지금 그렇다고 해서 나중에도 그럴꺼란 생각을 해버린다면 스스로에게 너무 미안한 짓이 아닌가. 돈도 없고 뺵도 없지만 내 나이 27, 아직까지는 큰 어려움 없이 그럭저럭 잘 꾸려왔다고 생각한다. 남겨진건 아직 보이지 않지만..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았고 나는 아직 바닥에서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니까. 당장 어떤 결과가 보여진다면 그건 사기이거나 환상을 보고 있는 것일테다. 

    나는 현실에 살고 있고 그 현실을 무시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현실에 타협하고 대충 살아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지만 내 보기엔 타협이라는 이름으로 대충 스스로에게 합리화 시키는 삶이 더 흔하다고 보여진다. 그렇다고 그런 삶을 무시하는 것 또한 아니다. 그건 그들의 삶, 응원한다. 행복하세요. 하고 말이다. 내가 이러는 이유는 행복하지 못 할 것 같다. 착각일지도 모르겠으나, 남들은 몰라도 내 삶이 그렇다면 나는 행복할 수 없을 것 같다. 나는 이기적인 사람이라 내가 행복해야 남도 행복해 보인다. 그래서 나는 행복해 질 것이다. 베르베르의 말 처럼 덜 불행해지기 위해서 사는 게 아니라 더 행복해지기 위해서 살고 싶다. 나에게 그 열쇠는 책 속에 담겨 있고, 그 책을 찾아내야 한다. 없다면 써 내야한다. 

    아직도 소화가 안 된다. 인터넷을 잠시 끄고 책을 열어 비춰 봐야겠다. 걸려 있는게 무엇인지.. 답은 책 속에 있다.


Posted by narapark :

오늘 하루.

2008. 12. 29. 14:12 from 숨, 고르기.

내가 하고 싶은 일은 어쩌면 아무것도 없을 지도 모른다. 오늘 하루 시간이 흐르는 것을 지켜 보면서 나는 아무것도 내게 즐겁지 않음을 알았다. 막상 글을 써보려 할 때면 피로가 몰려오고 이제 다잡고 책을 펴 읽으려 할 때면 몸이 이미 지쳐왔다. 밥을 먹는 다는 행위에서 나는 나를 경멸하게 되었고 나는 이유도 목적도 찾을 수 없는 오늘 하루를 너무 쉽게 흘려 버렸다. 어째서 일까, 꿈이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저 작은 바램일 뿐, 신념따윈 내게 존재 하지 않는 것일까. 돌아보면 항상 그래왔다. 용케 오늘까지 왔다만 어떻게 오늘까지 올 수 있었을까..

남보다 특별한 무엇이 있다면, 아마 모든걸 그 무엇 따위로 생각하는 능력이랄까. 분명 너와 내가 있지만 나에게 너는 나를 위한 너일 뿐 그 이상의 의미는 없다. 우리가 우리된다는 것 마저도 나를 위한 우리가 있을 뿐 다른 의미는 없다. 지독한, 이토록 철저한 이기심은 내가 이렇게 타이핑을 하는 순간에도 달라지지 않는다. 그저 이렇게 바라 볼 뿐, 변화란 내게 없는 말이다.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 하려면 그 삶의 이유와 목적이 있어야 할테고, 똑바로 살려면 똑바른 삶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할테다. 그러나 내가 아는 건 없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겉 모습을 치장하고 속내를 감추며 왜곡하는 삶은 결코 그 끝이 아름답지 못 할 것이다. 내 삶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아마 의심의 여지없이 그 아름답지 못한 구석일테다. 이대로 가다간, ...

그렇다면 삶의 괘도를 옳바른 곳으로 옮기고 곧장 달리면 될테다. 하지만 문제는, 왜. 그리고 어떻게.
왜라는 질문엔 어떻게든 대답 할 수 있다. 지금이 틀렸으니까 라는 단순한 대답으로도 그 이유는 충분하다. 지금이 왜 틀렸느냐고 한 번 더 물어온다면 자, 나의 오늘 하루를 보면 알 수 있다. 그러나 어떻게라는 물음은 글쎄.. 당장 그 답을 꺼내 놓기엔 내가 너무 어리석다.

어쩌면 나는 내 삶에 너무 많은 것, 내가 할 수 있는 능력 밖의 것을 기대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숭충이는 솔잎을 먹고 살아야 하는데 나는 육식을 하려 덤비려 하는 건 아닐까. 밑도 끝도 없는 완벽주의 성향 때문에 스스로를 할 수도 없는 일에 몰아 넣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내가 옳다고 생각한 이 괘도가 어쩌면 사실 나와는 전혀 관계없는 괘도이지는 않을까. 그럼 어쩌지..

오늘 하루를 지내면서 그리고 내가 흘려버린 시간들을 읽어가면서 나는 이런 생각에 빠졌다. 하루 하루 시간이 지나가고 한 해 두 해 나이를 먹어가면서 이제는 서른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불안해진 걸까. 이제와서 겁이 나는 걸까. 나는 또 왜 이런 생각으로 시간을 흘려버리고 있는 걸까.

바람이 차다. 준비가 덜 되었는지 온 몸이 떨려온다.

 

Posted by narapar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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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어렵다고 느껴질 때
사람들은 그렇게 말을 해.
느껴 봤어?
살아있다는 것이..
더 이상 길지 않다는 것을..
난 매일 그래."

한 마디로 정리 해버릴 수는 없겠지만,
그녀들의 삶은 아름답고 또 아름답다.
 
같은 하늘 아래 서로 다른 그들의 삶.

'나와는 다른, 그러나 결코 틀리지 않은.'

삶.. 과연 그게 무엇인지,
이리도 어려운 것일까.

행복을 느끼는 자신이란 
그것은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결국, 내 안에..
그 누구도 알 수 없고
침범할 수 없는
나만의 것이 아닐까.

"즐거웠어"



Posted by narapa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