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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말이다.

2014. 9. 16. 14:16 from 숨, 고르기.

누군가에게 소용이 닿는 인간이란 어디에도 없는거야 - 무라카미류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서로에 대한 이해를 가로막는 심연이 존재합니다. - 김연수


무라카미류는 이런 슬픈 문장을 통해 인간의 자유로움을 찬양한다.

가치있는 인간의 정의를 누군가에게 소용이 닿는 인간이라고 할 때,

이 세상에 가치있는 인간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가치 있는 존재가 되고 싶다는 건 비열한 생각에 지나지 않는데

그건, 인간은 누구나 대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연수는 심연을 건너려면 날개가 필요하다고 한다. 

심연을 건너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것,

하지만 단정하기를, 우리는 결코 날개를 가질 수 없다.

결국 우리가 타인의 마음을 알 방법 따위는 애초에 있지도 않다는 말이다.

가질 수 없는 날개는 우리를 이렇게 절망시키고 좌절시키기 위해 존재한단다.

날개가 없었다면 심연을 건널 기대도, 건널 수 없다는 좌절할 일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외롭기에 자유로운 것과 넘을 수 없기에 본심을 알 수 없다는 좌절감의 사이에서

어쩌면 우리는 선택을 강요 받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는 것이 힘인 것과 동시에 모르는 게 약이되는 것 처럼 말이다.

빨간약이냐, 파란약이냐. 뭐 그런,

한 선으로 엮을 수 있으리라 기대하는 것, 기다리는 것. 

일이라면 일 일테고, 아무것도 아니라면 아무것도 아닐 것이다.


누군가의 소용이 닿지 않기에 나는 자유로우며

누군가에게 닿을 수 없는 한 나는 절망에 놓인다.

슬픈 말이다.



Posted by narapa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