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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조한 사진

2014. 6. 25. 15:27 from 거기, 당신.





전문가의 추천을 받는 사진들을 보고 한 가지 알게 된 부분이 있다면,

그건 '감정이 얼마나 잘 드러나있느냐'이다.


일반적으로 사물이나 건물 풍경 등의 사진보다

인물 사진이 각광 받는 이유이기도 한 것으로 보이는데,

확실히 내가 봐도 오호! 싶은 사진들은

사람이나 동물 사진일 경우가 많다.


정작 나는 사물을 찍는 걸 좋아하는데,

그건 역설적이게도 감정이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감정이 드러나지 않는 피사체는

부담스럽지 않고 편안하다.


무관심이 허용 되고 죄악시 되지 않으며

해석의 여지가 넘쳐나 오히려 해석하지 않아도 된다.

그런 편안함은 때로는 쓸쓸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귀찮지 않다는 장점이 가장 크게 다가온다.


사실, 이런 편안함은 안온함과는 달리 만만함에 가깝다.

여기에는 몇 퍼센트의 건방짐이 있을 것이고

또 몇 퍼센트는 무책임함이 들어 있을 것이다. 

감정이 드러나는 것을 그 만큼 피곤하게 느끼기 때문이다.


주제는 있지만 이야기가 없는 사진, 건조한 사진.

찍기를 좋아하고 보는 것도 좋아하긴 하지만,

이야기를 담지 못 하는 한, 별 의미는 없을 것 같다.

다르게 생각하면, 그저 감정 과잉에서 벗어나고 싶은 걸 지도.


Posted by narapa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