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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찮긴 하지만.

2014. 6. 17. 11:43 from 숨, 고르기.

귀찮긴 하지만 출근하자마자 신나게 전화돌리고 서류 작성하고 한 켠에 쌓아둔 후 

잠깐 책상을 둘러보며 내쉬는 한 숨이 참 게운하다.


귀찮긴 하지만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연락오는 사람이 있다는 생각이 들고나면

잠깐이긴 하지만 내가 그래도 쓸모없는 인간은 아닌 것 같은 기분이 좋다.


그래도 역시 귀찮긴 하지만.


그러고보니 어떤 글을 쓸 때, 

특히 사변이나 신변잡기의 글을 쓸 때, 나는 제목 짓기를 어려워 한다.

딱히 주제가 있는 글이 아니기도 하지만

제목을 정하고 쓰기 시작하면 어딘가 답답해오기 때문이라고 쓰다보니

잘 모르겠어졌다.

그냥 뭐, 글에 대한 열망보다 배설 욕구가 더 강한게 아닌가하고 갈무리할 뿐.


사실, 글을 쓴다는 것과 글을 읽는다는 건 참 귀찮은 일이다.

문장 구조가 망가지지 않게 신경쓰다보면 

어떨땐 한 문장도 제대로 적지 못 하기도 한다.

온전한 문장을 쓰자,고 생각할 수록 더 어려워지기 마련인데,

단어와 단어의 느낌이나 분위기, 억지스러운 번역투 문장에 이르기까지

하나 하나 신경 쓰다보면 정작 내가 그 문장에 담고 싶었던 감각을 놓치기 일쑤다.


그래서 장문에 익숙해지지 못하고 단문에만 메달리게 되는데,

단문이라고 하면 조금더 깊이가 있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게 된다.

아, 이러다 평생 제대로된 노트하나도 못 만들지 싶어 괜히 짜증이 일기도 한다.


참, 귀찮은 일이다. 이것 저것 신경써야만 하는 건 성격 탓인지

원래 그 정도 고뇌(?)는 거쳐야만 하는 일이라서 그런 건지. 모르겠다.


그래도 뭐, 어쨌든 하얀 종이 위에 얹여진 문장들을 보면 뿌듯하다.

그래서 이거봐!라며 링크를 걸어 두는 게 아닐까. 소소한 기쁨이랄까.

이러니 그냥 관심병자 인가보다 하고 누군가 생각한다고 해서 나쁠 것도 없다.

그게 뭐 어때서란 뻔뻔함도 나이만큼은 생긴 것 같기도 하고.


귀찮긴 하지만,

Posted by narapa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