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4.06.09 나는 많은 걸 새롭게 시작했다.
  2. 2012.03.08 그런 감각이 있다

일을 하면서 느끼는 것 중에 하나, 스트레스는 업무량에 비례하는 것이 아니다.

업무량이 적건 많건 간에 스트레스 받는 건 매한가지다.


사실, 업무량이 주는 스트레스는 그리 크지 않다.

스트레스의 원인들 중 가장 큰 스트레스는 주는 건 

감정을 드러지 말아야 한다는 강박에 있다.


사람이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생활을 하게 되면 

분명 문제가 생기고 마는데, 그 문제란게 너무나 개인적이라 

어디가서 하소연 하기도 참 우습다.


문득 떠오른 문장을 적고 보니  

너무 유치해서 지워버릴 때 느끼는 감정과 비슷할까.


생각을 비우게 된다는 감각이 있다.

영화를 볼 때, 소설을 읽을 때, 음악을 들을 때, 작품을 볼 때.

그려지는 영상과 느껴지는 음율에 기대어 나름의 몰입을 하게 되는 순간.

나는 이 모든 활동이 소비되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내가 본 영화는 사라지지 않고, 내가 읽은 소설도 사라지지 않지만

영화보고 소설을 읽는 동안 만큼 내가 가진 시간이 사라질뿐이다.


그래, 생각을 비우게 된다는 감각은 이런 느낌이다.

일정한 시간 동안 무언가를 하지만, 

돌아서보면 없어진 시간만 남겨져 있는 걸 보게 되는.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노력을 하다보면 이런 생각을 하게 되기도 한다.

드러내지 않으려 노력하다보면, 어지간한 감정에 무감해지고

무감해지다 보니 드러날 감정이 없어지기도 하나보다.


나는 기억의 한계를 잘 알고 있다.

메모 해둔 수첩을 잃어버리고, 메모 했다는 사실을 잊고.

나는 많은 걸 새롭게 시작했다.


Posted by narapark :

그런 감각이 있다

2012. 3. 8. 15:40 from 숨, 고르기.
그런 감각. 완전히 낯설은 나와 같지 않은 감각.
내가 아니라는 그런 감각이 있다.
그건 내가 아니었고 지금 이 순간 나는 여기에 없다는 감각.
잊힐 리야 라고 노래하던 그 시인의 마음이 
어쩌면 잊힐지도 모르겠다는 감각.
그건 분명, 지향점을 잃은 그 시인의 벗의 마음과 같을 것이다
현실적 감각을 잃고 
허무맹랑한 희망의 날개가 솟아오르기를 바란 이상의 이상의 그것과 같은 
새로운 것에 대한 갈증을 욕망하는 맹목적 자기부재.
반성에 대한 강조와 집착은
아마도 이런 자기를 질책하기 위함은 아니었을까.
그런 감각.
스스로를 내버려두고 있다는,
그래서 자신을 사랑할 수 없는,
그래서 자신을 다시 또 버려둘 수밖에 없는 무기력한 감각.

무능. 
슬피울며 이를 갈, 그날을 기약하나. 

우리는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세계에 살고 있다.
존재의 의미는 이미 존재를 벗어난 세계에 투영되어
환희와 그것에 대한 갈망 외엔 그 존재를 설명할 수 없다. 
상처받지 않을 권리를 박탈당한, 박탈한 세계.
무능의 세계,
무능의 세계에선 더이상 무능은 무능이 아니다.
그저, 그런 감각이 있을 뿐.

Posted by narapa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