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 당신.'에 해당되는 글 45건

  1. 2008.12.07 그만하면, 2
  2. 2008.11.09 안녕, 그대. 4
  3. 2008.10.16 사랑, 그 아득함에 대하여. 3
  4. 2008.10.16 가을
  5. 2008.10.16 떨림.

그만하면,

2008. 12. 7. 21:25 from 거기, 당신.
잊을만 하다고 생각했다. 어느 찌질한 소설 속 주인공 마냥, 질질짜고 애써 웃으려 하고.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지나면 잊을만도 하잖아 하면서 멍한 시선을 던지는 짓까지도 몇 번 반복하다보면 이제는 정말이지 잊을만 하다고 생각했다.

내 머리는 분명 네 전화번호 따위 기억하지 못 하고, 네 집 주소와 우리가 즐겨 찾던 카페 이름 마저도 기억하지 못하는데, 전화기를 들때 마다, 편지를 쓸 때 마다, 커피를 마실 때 마다, 왜 네 얼굴이 생각나는지. 문득 고개를 들어 창밖을 내다보면 왜 네가 거기 있을 것만 같은지. 겨울 바람에 날려간 늦은 가을을 바라볼 때면 왜 반듯하게 모은 네 발이 생각나는건지.

나는 그런 생각이 들어 오늘도 마음이 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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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그대.

2008. 11. 9. 01:50 from 거기, 당신.


오지 않을 거라는 것 쯤은 알고 있었다.

가슴에 맺힌 눈물이 뺨을 타고 흐르는 것을 느끼며 나는 알 수 있었다.

우리 다시는 마주 잡지 못 할 것을.

안녕, 그대.

Posted by narapark :

내게 사랑이라는 말은 일종의 괴리감을 느끼게 한다.
잡지 못함에 대한 미련이거나
잡을 수 없음에 대한 집착이거나
어쩌면 이와는 전혀 다른 무언가의 결여감도 같은
내게 사랑이라는 말은 첫 만남처럼 낯설다.

다시, 사랑 할 수 있을까.
아니, 사랑 할 수 있을까.
자신감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게 무엇인지 모름에 따른 두려움.
나는 감히 말 할 수 없다.

가을의 깊이만큼 진한 커피를 타고
깜빡이는 커서를 바라보며
나는 아마, 너를 기억하는 것 같은데
너를 뭐라 불러야 할지
너를 어떻게 불러봐야 할지
나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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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아, 가을아.


                          narapark

하루가 다르게
하늘은 높아만지고
하루가 다르게
앞 산은 뜨거워 지는데

나는 너의
이름도 모르고
나는 너의
목소리도 모른다.

나는 이제
어떻게 해야할지
나는 이제
무엇을 해야할지.

가을아,
겨울이 오기전에
한 마디만 전해 주련
이름 한 번 부를 수 있게..

Posted by narapark :

가을

2008. 10. 16. 02:57 from 거기,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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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짧아져버린 하루에 놀라움보다는 반가운 마음이 앞선다.


하루 하루 지난 날을 추억하게 하는 녹녹한 향기와

홀가분히 날아오르는 연기.


그리고 주위를 맴도는 서늘한 공기.

Posted by narapark :

떨림.

2008. 10. 16. 02:07 from 거기,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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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내 마음에 떨림, 익숙해지지 않는 가슴 벅찬 슬픔.
이제는 괜찮다고 말하려 했는데
너는 모든걸 무너뜨리고 말았다.
떨리는 마음을 진정 시키려 또 다시 술잔을 기울이고
흔들리는 꿈 속에 너를 다시 만나,

눈 감으면 떠오르는 너의 눈빛이
내 가슴을 짖눌러 숨을 쉴 수가 없잖아.

Posted by narapa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