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고르기.

변하고, 변하고.

narapark 2010. 9. 29. 21:12

흠, 누가 그랬지. 시간은 흐르는게 아니라고.
그래, 어쩌면 그럴지도 모르겠다.
나는 여기 그대로 가만히 있는데
저만치 멀어져버린 시간을 보면서는 잘 이해 되지 않지만,
생각이라는게,
그 법칙이라는게 참 웃긴 녀석이라
이렇기도 저렇기도 하다.
시간, 흠. 세월이 흐르든 흐르지 않던
나에게서 계속 멀어져가는 건 뭐라 설명해야 할까.
시간은, 세월을 앞질러 갈 수만 있다면
나는 어쩌면 시간 따위 무시하고 살 수도 있겠지

너무 더디게 살아온 탓일까.
새삼, 내일이 두렵다.
내일이 온다는 것, 그 순간들을 견디어 내야만 한다는 것.
아무런 이유도 모른채,
조롱당하는 나를 그대로 세워 둘 자신이 없는 거다.
거기에는 정말 내가 서 있는 걸까,
하긴 내가 아니면 누구랴 일단 너는 아니지 않는가.
정체성에 대한 고민은 충분하다 생각이 드는 순간,
다시 고개를 쳐드는 '왜?'라는 물음.
내일이 두렵다고 해서 피할 수 없으니까,
즐겨라, 라고 말하는 당신은 무엇 때문에 그리 말 하는지
나는 알수가 없소이다.
어쨋든 생명은 소중하니까? 웃기는 소리..

사내로 태어났으면, 칼을 한번 뽑아들었으면 무 라도 베야지 않겠냐,
그래, 그럼 무를 주세요. 잘라드리지요.
허무주의자라 불리는 사람들이
아직까지 살아 있는 이유를 알고싶다.
그건 아마도 내가 지금 살아 있는 이유와 비슷하겠지 싶은데,
차라리, 부자가 되겠어! 라고 말하는게 현명할지도 모른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 따위, 알지도 못하는 주제에
그런 삶은 진정한 삶이 아니야 라고 말하는 짓은, 도대체 뭐하는 짓이냐.

무엇으로 먹고 살것인가가 삶의 전부가 되어버린 것 마냥
나는 또 이렇게 두 강을 사이에 두고 있다.
돈 없이 살 수 없네, 이건 진리다.
이건 정말, 부정할 수 없는 삶의 진리다.
최소한 밥은 먹을 수 있어야 하지 않은가.
돈이 없으면 밥을 먹을 수 없다니까?
어느 빌어먹을 놈은 '일하지 않는자 먹지도 말라'더라.
일을 왜하는냐, 돈을 벌려고 하지요,
돈을 왜 버느냐, 다 먹고 살자고 하는거 아닙니까.
진리다. 뭐라 항변할 수가 없다.

그런데, 나는 지금 마르틴 부버의 사상처럼 '진정한 관계'를 갖을 때
좋은 삶,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게 된다고 주장하려 한다.
아, 이 얼마나 무모한 짓인가, 이 얼마나 비열한 짓인가.
나가서 돈을 버세요, 영어식으로 돈을 만들어 오세요.
그러면 당신의 삶은 윤택해질 것입니다.
그러면 당신은 그 무엇이든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되도록 많이 버세요. 많이 만드세요.
그러면 당신은 그만큼 강한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부자 되세요!
빌어먹을 관계 따위, '처세술'로 대충 마무리고 하고
당신을 위해 이 차를 타세요, 이 집에 사세요, 행복은 거기에 있습니다,
우리는 당신의 행복을 위해 이 차를 만들고 이 집을 지었습니다.
망할....

난 돈, 그렇게 많이 필요하지 않단 말이다.
그런데, 내가 하고 싶은 건 돈이 꽤 든단 말이다,
그러면 돈을 벌어야 하는데, 여기서 다른점이 뭐냔 말이다.

변하고, 변한다.
삶의 방식이, 삶의 해석이, 삶의 방향이.
삶이.
그런데 사람은 변하지가 않는다.
하고 싶은게 없다. 그래서 해야할 것도 없다.
썩어빠진 진리 앞에 가련한 중생이여.

내가 '주여, 주여'를 외치는 건,
당신이 좋아서가 아니라 당신이 가진게 갖고 싶어서 라는 걸 아실텐데.
그렇게 퍼 주다가. 배부르고 등따뜻해지면 끝이라 생각하면 어쩔려고,
당신이 뭐라 하든, 주는 밥이나 얻어먹으면 어쩔려고,
그러다 돌아서면 위선자라 욕하면 어쩔려고,

비열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