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고르기.

어차피 죽어가는 인생.

narapark 2009. 3. 22. 00:32
하루 하루를 열심히 살던 대충 풀칠이나 하면서 살든 어차피 죽어가는 건 똑 같다.
뭐 그렇다고 해서 대충 막 살아버리자는 말은 아니다만, 죽음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보는게 어떻겠느냐는 생각이 든다.

오래 오래 사세요. 라고 말하는 게 정말 잘하는 짓일까? 이 더럽고 지랄맞은 세상을 더 살으라고? 그것도 오래 오래?
공자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지. 태어나지 않는게 가장 큰 복이고 태어났으면 일찍 죽는게 그 다음이란다. 불교에선 인생은 괴로움이니, 해탈을 해야 한다고 말하더라. 게다가 기독교에서의 죽음은 영생이라잖아. 뭔가 이상하지 않수?

오래 살고 싶다는 생각, 그건 단지 죽음이 뭔지를 모르니까 겁내는 것일 뿐, 이지 않을까. 다른 의미가 있다면 일단 죽어본 사람만 알겠지 뭐, 죽는게 무서워서 사는 인생, 그런 인생에 행복 따위가 있을 것 같진 않다. 덜 무섭고 싶은 것 뿐이겠지. 죽어보진 않았으니까 일단 살아보자는 생각이랄까. 내 보기에 어차피 인생은 죽어가는 건데 그 죽음을 어떻게 생각하고 받아들이냐의 문제는 내 남은 인생의 행복을 결정지어 줄 만큼 아주 아주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문제가 아닐까 싶은거지.

그러니까, 죽는게 무서워 사는게 무서워? 난 사는게 무서운데. 그래서 죽고싶어 산다랄까.
죽지 못해 산다는 말은 누군가의 인생의 무게가 실린 슬픈 말이 될 수도 있겠지만 어쩌면 정말 비겁한 사람의 핑계일지도 몰라. 왜 죽지 못 한다고 말할까? 죽고 싶은데 죽지 못 한다는 말은 말이 되는 말인가?

죽기 위한 삶. 어차피 그렇다면 멋지게 살다 죽는게 좋잖아? 어차피 죽으니까 부질없다는 생각은 어차피 죽을꺼 밥은 왜 쳐먹어라는 말 장난일 뿐이야. 지금 죽을 껀 아니니까. 뭐, 지금 당장 죽을 수도 있겠지. 이 컴퓨터가 폭발한다던가 하는...-_-
근데, 일단은 죽기로 약속되있는게 인간의 삶이라는 거고 사고로 급사를 하든 벽에 똥칠할 때 까지 살다 죽든 어차피 죽기는 한다는 거니까. 살아있을 때 가장 행복하다 싶은 순간을 만들어 놓는게 좋지 않을까 싶은거지. 언제 죽을지 모르니까 좀 더 빨리하면 좋겠지.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살라잖아. 왜 겠어. 언제 죽을지 모르니까 할껀 다 해봐야 후회 없지 않겠어? 응? 나만 그래?

그러고보면 죽는다는거, 참 멋진일 아닌가? 죽어버리면 이 더러운 인생 종치는거 잖아, 빚도 사라지고, 어떻게 먹고살까 하는 현실적인 고민들이 싹 사라지는 거잖아, 죽어서 영혼의 어디로 가든 말든, 그건 나중 문제로 생각해봐도, 일단 몸은 기능을 정지 하는거니까 기능이 멈추면 시비거는 사람도 없을꺼고,. 이래보면 좋은거 아냐? 문제는 내세, 라는 건데. 난, 뭐. 걱정안되므로 패스.

얼릉죽고싶다. 
내 인생 정점에 서서, 깔보며 받겨주지, 턱짓으로 인사해주리다.
 어서오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