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크를 보다가.

2014. 10. 16. 13:12 from 숨, 고르기.

가만 생각해보면, 기괴함 보다는 남다름에 열광한 것에 지나지 않았다.

뭉크의 특별함은 판타지 요소와는 전혀 관계없는 집중에 있었다.

감정의 과잉과도 상관없는 특정된 감정에 대한 집중이다.


무엇이든 과잉은 금물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과유불급이란 말도 참 좋은 말이라 생각하고

조금 확장해서 견물생심이란 말도 좋아한다.

약간은 부정적인 느낌이 나기도 하지만, 

구체화를 시켜보면 이런 맥락의 확장이다.


어떤 감정이 발생하기까지 거치는 여러 과정들은

있음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있음을 인식하는 순간부터 시작한다.

사실 우리 삶이 무엇이 있고 없고는 큰 문제가 아니다.

큰 문제는 내가 그것이 있음을 아느냐 모르느냐이다.

차라리 몰랐으면 좋았을 것을, 이라고도 생각할 수 있다.

모르는게 약이라는 말도 일리있는 말이다.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앎과 앎에 따르는 행동은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 앎이 함의하는 결정된 행동은 없다는 말이다.

어떤 슬픈 비밀을 알았다고 해서 반드시 슬퍼해야만 하는 건 아니라는 말과 같다.


Posted by narapa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