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믿었다.

2011. 2. 18. 19:14 from 숨, 고르기.

아마도, 그렇게 믿고 싶었던 때였으리라 생각해본다.
사람들의 시선이 아니꼽고, 더러울 때마다.
경멸의 말을 내뱉으며, 굴복시키고 싶었을 것이다.

그럴 때마다 나는 그렇게 믿었다.
외부로 비치는 이미지가 지니는 힘은,
실로 나를 완벽하게 위장해주고 있다고.
이 힘은 나에게 득이며,
진실이 무엇이든, 그런건 불필요하다고.

나,에게만 해당되는 이러한 생각의 바닥에는,
무엇이 있는 걸까.
단순한 허영일까. 아니면, 다른 무엇이 있는 것일까.
사실에 기대어 진실을 왜곡하고,
왜곡된 진실에 기대어 믿어버리는 행위.

나는 이러한 행위를 통해,
지금의 나를 만들어 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제,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를 가늠해본다.
그래. 얼마나 남았을까.

바닥을 드러내고야 말 것인가.
아니면,
돌아서 채울 것인가.

혹시, 또 아니면,
긁어내고 비워 볼 것인가.

그렇게 믿었던, 내 세계가 이제,
무너지고 있다.
내 손으로 둘러친 담벼락에 금이가고
부스럼이 날려,
그 끝이 이제는 곧, 이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어디까지 도망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은
더이상 무의미 하다.
이미 고립된 사각에서
버둥거리는 꼴이 사납다.

그래, 그렇다.
Posted by narapa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