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고르기. 118

며칠째.

소화가 잘 안 된다. 음식을 급하게 먹는 편도 아니거니와, 많이 먹는 편도 아니다. 많이 먹어봐야 화장실만 자주 갈 뿐 몸무게의 변화도 거의 없는 체질이라 항상 적당히 먹는다. 그런데 왜인지 얼마전부터 소화가 잘 안 되기 시작했다. 딱히 신경쓰는 일도 없는 것 같은데, 스트레스를 받으면 잠은 고사하고 음식은 아얘 손도 못대는 누구와는 다르게 가끔 이럴때면 당황스럽다. 사실 걱정되는 일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소화가 힘들 정도로 걱정하고 있다곤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만약 스트레스성 소화불량이라면 그 일밖에는 달리 생각 할 수 있는게 없다. 학교, 이제 남은 3학기.. 생각해보니 한 번에 2학기 이상 다녀본 적이 없다. 아, 2학기 그러니까 최대 등록기간이 1년이었다. 남은 3학기는 쉬지 않고 다녀야 하는데..

숨, 고르기. 2009.01.05

오늘 하루.

내가 하고 싶은 일은 어쩌면 아무것도 없을 지도 모른다. 오늘 하루 시간이 흐르는 것을 지켜 보면서 나는 아무것도 내게 즐겁지 않음을 알았다. 막상 글을 써보려 할 때면 피로가 몰려오고 이제 다잡고 책을 펴 읽으려 할 때면 몸이 이미 지쳐왔다. 밥을 먹는 다는 행위에서 나는 나를 경멸하게 되었고 나는 이유도 목적도 찾을 수 없는 오늘 하루를 너무 쉽게 흘려 버렸다. 어째서 일까, 꿈이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저 작은 바램일 뿐, 신념따윈 내게 존재 하지 않는 것일까. 돌아보면 항상 그래왔다. 용케 오늘까지 왔다만 어떻게 오늘까지 올 수 있었을까.. 남보다 특별한 무엇이 있다면, 아마 모든걸 그 무엇 따위로 생각하는 능력이랄까. 분명 너와 내가 있지만 나에게 너는 나를 위한 너일 뿐 그 이상의 의미는 없다. ..

숨, 고르기. 2008.12.29

그런 이야기는

갑자기 무라카미 류의 소설을 거의 전담하다시피 번역했던 양억관의 서평이 생각났다. 나는 그의 글귀가 69라는 소설을 관통하고 있다고 느낀다. 1969년도의 일본과 비정상 체위, 그리고 비정상적인 관계를 상징하는 자극적인 제목. 어쩌면 무라카미 류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그저 현실 그 자체였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가 그의 소설을 통해 본 것들은 그들의 일그러진 과거가 아니라 그들의 가슴 깊숙한 곳에서 누군가 알아봐주기를 간절히 바라는 희미한 빛이었다. 절망 속에서 찾은 희망이라는 어쩌면 너무나 진부한 표현으로 밖에는 설명하기 힘든 이야기를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포장해 놓고선 하얀 글씨로 '나 여기 있어' 라고 말하는 듯한 그런 느낌. 왜냐하면 그런 이야기는 피곤할 뿐, 페스티벌과는 어울리지 않으니까 말이..

숨, 고르기. 2008.12.24

희생.

희생이라는 말이 얼마나 아름답고 고귀한 말인가를 새삼 생각해보니. 나는 과연 그 말을 얼만큼 이해하고 있는 것인가 하는 물음에 부딪쳐, 말 자체도 이해하지 못 하고 있는 수준이라는 기분에 정신 줄을 놓치고 말았다. 사랑과 용서, 그리고 이해 라는 말들 또한 나는 얼마나 모르고 살아 왔던가. 게다가 나는 이 모든 것이 희생으로 귀결되는 것을 보았다. 이제 어떻게 한담. 희생이 두려워 이기심을 키운 것 밖엔 못 되는 과거를 청산해야 할까? 어쩌지. 내가 그럴 수 있을까..? 혼자 있고 싶다던 생각의 뿌리엔 결국 이기주의일 뿐 다른 무엇이 있단 말인가.

숨, 고르기. 2008.12.22

나이가,

그러고보니 내가 벌써 27이나 되버린다. 그동안 뭘했는지. 모 기업 장학신청을 하면서, 그 동안 휴학했던 기억을 되돌려보니. 참.. 한심하다. 돌아볼만한 것도 별로 없거니와. 뭔가 일관성도 찾을 수가 없으니, 한심하달수밖에. 굳이 일관성이라면 한심한 것 정도 일까.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하루하루끼니 때우기가 바뻣고. 뭐 딱히 뭔가 대단해!라는 말을 할만한 게 없다는거. 오늘 따라 왜 이렇게 한심하게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그렇다고 다른 사람이 부러운건 아니다, 누구나 힘든일은 있고. 나보다 힘든 사람도 많고. 어쩌면 나보다 더 한심하게 사는 사람도 있을테니, 내가 날 챙겨내지 못하면 그건 또 어쩌란말인가 싶으니까. 나름 자존심에 버티는 걸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사실 그렇게까지 한심하지는 않을지도 모르겠고...

숨, 고르기. 2008.12.06

장기하와 얼굴들이 주목받는 이유.

나는 이 상황을 변화를 갈구하는 심정에서 찾으려 한다. 우리 네티즌, 다시 말해 인터넷이 생활화된 일반 국민들에게 장기하는 변화를 대표하는 어떤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들이 특별히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게 주목 받는 이유는 간단하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다름’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보통 다름이라는 말에 대해서 어려움을 느낀다. 하지만 우리 보통의 사람들은 그 다름을 갈구한다. 그러나 문제는 그 다름을 이야기 하거나 나는 남들과 달라 라고 말하기를 주저한다. 개성이니 어쩌니 하면서 꽤나 많은 말들을 늘어놓기는 했지만 정작 그 다름을 ‘실천’하는 사람들은 정말 다른 사람들이지 우리가 아니었다. 오늘과 다른 삶을 앞으로 살아간다면 그것은 ‘진보’일 것이다. ‘보수’가 아닌 진보 말이다. 여기서 이념적이..

숨, 고르기. 2008.11.22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의 소리를 결코 듣지 않는 이유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의 소리를 외면하는 구조적인 이유 1. 촛불집회와 독재자 이명박의 출현 이명박 대통령이 연일 계속되는 촛불시위로 표출되는 국민의 소리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유는, 쇠고기협상 문제 뒤에 숨겨진 정치-경제-사회적인 근본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먼저 현 촛불집회 정국을 야기한 한미쇠고기협상은, 전적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잘못된 협상추진에서 비롯되었다. 국민들은 이명박 정부의 대운하 정책을 비롯한 각종 민영화 정책과 영어몰입교육, 공무원감축 ... 정책 등으로 인해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불만을 지니게 되었다. 쇠고기협상은 국민들로 하여금 현 정권의 여러 정책들에 대한 국민들의 다양한 불만을, 촛불시위를 통해서 지속적으로 표출하도록 만들었다. 국민들은 처음에 촛불집회를 통해서 국민의 뜻을 분명하게..

숨, 고르기. 2008.11.21

느림.

우리는 한 때 느림, 이라는 말이 유행 되었던 것을 기억할 것이다. 밀란 쿤테라의 [느림]이라는 책 부터 어느 방송의 다큐멘터리까지 말 그래도 유행이 되었던 것이다. 인스턴트식의 삶을 거부하고 조금은 여유로운 삶을 살자라며 웰빙에 이르게 된 이 말은 이제 사어가 되어 버린 것일까. 하루가 다르게 각박해지고 바쁘게 살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하게 되어버린 이 사회에서 도통 어울리지 않는 이 이야기는 상류층의 전유물로 일반인들의 질타도 받았을 것이다. 내가 생각하기로는 느림이라는 말이 유행 할 수 있었던 것은 아무래도 우리의 삶을 돌아보자는 생각이 아직은 남아 있었거나 이제는 숨을 돌릴 수 있을만큼 여유가 생겼기 때문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가 못한 것 같아 보인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핸드폰과..

숨, 고르기. 2008.11.09

적당한 취기.

반 병정도의 술을 마시고 집에 들어와 영화를 본다. 머리가 지끈거리지만, 이제 괜찮아진듯하다. 아직은 술이 깨는 걸, 그다지 즐길 수 없는 나이라서 매번 이 찝찝함은 어쩔 수 없지만, 그런 생각을 한다. 뭐. 아무래도 괜찮다. 원초적으로 내 성격이 우유부단 하고 책임감 없기로 유명하기도 하지. 다른 사람들처럼 무언가를 격하게 생각해 본 적도 그다지, 없다고 생각하고. 꽤 아픈 과거를 아프다고 울어버린 기억도 지금에 와서는 그땐 그랬지 하고 말아버리니까. 스스로에게 참 몹쓸짓을 하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자신에게 솔직해지고, 타인에게 관대해지고 싶었다. 왜냐면, 좋은 사람이고 싶었으니까. 그런데 다 쓸모 없어 보인다. 내가 어떻게 하든 욕할 놈은 욕할게 되있고 좋아할 놈은 좋아하게 되있다. 아 물론, 의..

숨, 고르기. 2008.11.09

관심의 정도.

누가 무엇에 어느 정도의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가 하는 문제를 파악하기가 어렵다는 생각을 한다. 그럼에도 나는 관심을 가져라고 말하는 것은 아마도 관심이 없어 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정말 그렇다는 확신 따위는 없는 상태에서 말이다. 어떻게 보면 오해일수도 있고, 어떻게 보면 정확한 지적일수도 있겠다. 그래서 이런 생각을 하다보니. 내가 당신에게 뭐라 말을 못하겠다. 눈에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면 할수록. 나는 모르겠다는 말이다. 그저 단순하게 말을 해버릴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그래선 안되겠다는 생각이 뒷덜미를 잡는다. 이젠 어느 것도 확신 할 수가 없다. 이렇게 남모르게 쌓여가는 스트레스 때문에 결국엔 찌질한 소리를 늘어 놓게 되고. 창피함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상황을 ..

숨, 고르기. 2008.11.07